7-3 아웃라이어

출처 : 아웃라이어, 말콤 글래드웰, 김영사

 

실용 지능, 사회가 사랑하는 인간의 요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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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 대화 내용을 읽어 보라.

"알렉스, 의사선생님께 물어볼 것을 생각해야지. 궁금한 것은 뭐든 물어볼 수 있단다. 부끄러워하지 말고 뭐든 물어봐."

"데오도란트를 발랐더니 팔 아래에 오돌토돌한 게 났어요."

"정말? 새로 산 데오도란트를 말하는 거니?"

"네."

"그럼 의사선생님께 그걸 물어보도록 해."

   이 대화를 들은 관찰자는 '알렉스의 어머니는 알렉스에게 말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가르치고 있다.'라고 적었다.

데오도란트를 발랐더니 팔 아래에 오돌토돌한 게 났어요.

...

   두 사람이 의사를 만났을 때 의사는 알렉스의 키가 상위 5%에 속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알렉스가 끼어들었다. 

"그게 무슨 말이요?"

"그건 네가 또래의 열 살짜리 100명 중에 95명 보다 키가 크다는 뜻이야."

"저는 아직 열 살이 아닌데요."

"음, 그래프에서는 열 살이야. 너는 9년 10개월인데 그래프를 그릴 때는 좀더 가까운 쪽의 나이를 쓰게 되어 있거든."

   알렉스는 어른들의 이야기에 서슴없이 끼어들었다. 알렉스는 아들이 권위 있는 사람에게도 자기의 주장을 말할 수 있게되기를 바라기 때문에 그런 사소한 무례는 용납하고 있다.

"좋아. 검진하기 전에 물어보고 싶은 게 있니?"

"음, 하나 있어요. 팔에 혹이 났는데요. 이 근처에......"

   알렉스는 의사 앞으로 팔뚝을 쑥 내밀었다.

"아래쪽에?"

"네."

"그래. 검진을 할 때 그곳을 좀더 자세히 봐야겠구나. 아프거나 가렵지는 않니?"

"아뇨. 그냥 좀 오톨토돌할 뿐이에요."

"그래. 그럼 어디 그걸 좀 보도록 할까?"

   가난한 계층의 아이들은 이렇게 하지 못한다고 한다. 눈을 내리깔고 그들의 질문에 조용히 고분고분 대답만한다. 반면 알렉스는 그들의 대화에 끼어들어 자신이 원하는 주제로 대화를 이끌었다. 어른들의 힘의 균형을 부드럽게 자신에게 이동시키는 능력을 연습하게 되는 것이다.

   자신이 놓인 상황에 대응하는 방식을 익히는 것은 중요하다. 대응 방식에 따라 앞으로 자신에게 불리하게도, 유리하게도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게 된다. 

   알렉스 윌리엄스 집안은 전문직에 종사하고 있고 부유한 편이다. 부유한 계층의 아이들이 그렇지 못한 계층의 아이들 보다 성공의 확율이 높은 이유는 그들의 부모가 그들이 어릴 때부터 상대방을 점잖게 대하는 법, 거절하는 법, 설득하는 법, 격려하는 법등을 가르치고 알렉스의 진료때 처럼 예행연습을 시키기 때문이다. 즉 성공의 요인에는 그들의 재능과 지능 뿐만 아니라 문제를 지혜롭게 해결할 실용 지능도 필요하다. 이것은 혼자만의 힘으로 가능한 것은 아니다. 부모나, 그들의 주위 어른들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한 것이다. 

부유한 계층의 자녀가 성공할 확률이 높다.

   

* 신랑은 60이 넘은 지금도 관공서의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을 무척 힘들어 한다. 그들에게 무언가를 요구하고,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고, 확인하고 하는 과정을 괴로워한다. 처음에는 도대체 왜 그렇게 민감한지를 몰랐다. 그것은 부유했었던 시아버지가 여러가지 사업적인 서류들을 어린 신랑의 손에 들리고 혼자 관공서로 보냈다고 한다. 부유한 사람이라고 해서 그들의 자녀를 성공하도록 연습시키는 것은 아니었나보다.  부유한 상황이 아니라 부모가 그들의 자녀를 권력이 있는 사람들 앞에서 어떻게 그들의 권리를 부드럽게 주장하는지 예를 보여주고, 가르쳐주고, 연습시키는 것이 성공의 베이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