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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의 신12

3-4 장사의 신 출처 : 장사의 신, 우노다카시 불경기가 바로 개업 찬스다! . . . 불경기뿐 아니라 언제라도 가게를 하다 보면, 스스로 비상할 수 있는 커다란 계기가 있기 마련이냐. 나 같은 경우에는 20대 후반에 그런 일이 있었지. 그 당시 세타가야 가게들 근처에 양식집이 하나 있었어. 'Canada Dry'라는 녹색 간판을 달고 생강에 절인 돼지고기 같은 걸 내는 가게였지. 재미있어 보여서 들어갔더니 주방에서 요리사복을 입은 주인이 춤을 추면서 프라이팬을 흔들고 있는 거야. 신기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했어. 게다가 내가 카운터에 앉으니까 역시나 춤을 추면서 "근처에 살아?", "몇 살이야?", "이름은 뭐고?" 이런 질문을 막 건네는 거야. 보통 양식집에서 이름 같은 건 안 물어보잖아. 그러고는, "스물일곱? 난 .. 2022. 9. 26.
3-3 장사의 신 출처 : 장사의 신, 우노다카시 유행을 좇지 말고 스스로 즐길 수 있는 가게를 만들어라 . . . 내가 자주 가는 인기 있는 라면 가게가 있는데 말이야. 뭐, 단골이라 해도 기껏해야 1~2년에 한 번 가는 정도긴 하지만, 그래도 가게에 들어서면 "어, 또 와줬네!" 이런 식으로 꼭 말을 걸어주는, 느낌이 좋은 아저씨가 있어. 10명 정도 앉을 수 있는 작은 가게인데 테이블엔 일본술이 놓여 있고, 술안주도 여러 가지가 있지. 그래서 아무리 붐비더라도 술을 마시며 느긋하게 있을 수가 있어. 사람들이 빨리 드나들게 해서 가게의 회전율을 높이려고도 안 해. 때때로 신문지로 말아서 라벨을 가린 술을 내주기도 하는데, "이게 뭐지?" 라고 물으면 "맛있으면 됐지, 뭐." 그렇게 대답하는, 아주 재미있는 가게야. 그.. 2022. 9. 26.
3-2 장사의 신 출처 : 장사의 신, 우노다카시 즐기면서 장사하는 것. 오랫동안 이 일을 하며 살아왔지만 그중에서도 단연 돋보이게 그런 방식으로 살아온 사람의 얘기를 좀 하고 싶어. 자그마한 양식집을 경영하던 '유지'라는 녀석 얘기야. 유지와의 첫 만남은 무척이나 강렬했지. 녀석은 장사에 대한 내 생각 자체를 바꿔놓았어. 녀석은 자기 주변에 있는 건 뭐든 장사랑 연결 짓는 그런 녀석이었어. 친구나 되고 나서 같이 유럽 여행을 갔을 때는 레스토랑에 식사하러 갈 때마다 사전 양해도 없이 부엌에 척척 들어가서는 요리하는 걸 보는 거야. 당연히 레스토랑 쪽에서는 지금 뭐 하는 거냐고 화를 내지. 그러면, 자기는 일본에서 지중해 요리 레스토랑을 하고 있어서 이런 요리에 관심이 많다, 뭐 그런 말도 제대로 못하면서 손짓발짓으로 설.. 2022. 9. 26.
3-1 장사의 신 출처 : 장사의 신, 우노다카시, 쌤앤파커스 프롤로그 중 . . . 그러던 어느 날 부부가 하는 어묵 집에 가게 됐어. 남이 만든 어묵을 국물에 넣고 팔팔 끓인 걸 그냥 내는 게 끝이야. 그런데도 그 가게는 엄첨 인기가 좋아서 1년에 한 달 정도씩은 부부가 '해외여행으로 금일 휴업'과 같은 벽보를 유리문 앞에 붙여놓곤 했어. 그때 난 생각했지. '어, 이거 괜찮은데? 이 정도면 나도 할 수 있겠어. 무지 재미있겠는데!' 아무리 그래도 대학까지 보내놨는데 갑자기 어묵 집 한다고 하면 부모님이 너무 슬퍼하실 것 같아서 처음에는 일반 회사에 취직을 했어. 요식 업계랑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신문 모집 공고를 보고 커피 원두 판매회사에 들어갔지. 그땐 얼마나 풋내기였겠어. 그러니 커피콩을 사.. 2022. 9.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