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1만 시간의 법칙, 이상훈, 위즈덤하우스
혁신은 준비된 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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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으로 돈을 모은 신로쿠는 양조장을 차렸다. 당시 일본의 술은 모두 탁주였다. 뿌연 색깔에 신맛이 도는 탁주는 그리 좋은 술이라 하기는 어려웠다. 후발 술도가로 나선 신로쿠는 경쟁자들을 물리치려면 맛과 향이 뛰어난 새로운 술이 필요하다고 여겼다. 맑고 깨끗한 술을 만들기 위해 그는 온갖 실험을 거듭했다. 탁주를 종이에 걸러도 보고 술지개미를 골라내 보기도 했지만 아무리해도 원하는 만큼 맑은 술은 얻을 수 없었다.
어느 날 신로쿠는 평소 일하는 태도가 불량했던 일꾼을 크게 나무라게 됐다. 자기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은 물론 동료들과도 툭하면 마찰을 빚던 자였다. 다음날 그 일꾼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평소 행동거지로 보아 전날 야단을 맞은 데 앙심을 품고 해코지를 했으리라는 걱정에 신로쿠는 허둥지둥 양조장으로 달려갔다. 불길한 예감대로 술독 주변에는 깨진 바가지와 뿌연 가루가 여기저기 널려 있었다. 문제의 일꾼이 분풀이로 술독에 잿물을 잔뜩 쏟아 부은 것이었다.
낙심천만해 술독을 들여다보던 신로쿠는 눈을 비볐다. 독 안에 바닥까지 보일 정도로 맑은 술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신로쿠는 당장 술을 찍어 맛을 봤다. 이것이 웬일인가. 탁주에 없는 단맛이 감돌아 목넘김이 훨씬 부드러웠고 향도 탁월했다. 그가 그토록 원했지만 만들지 못했던 바로 그 술이었다. 숱한 시행착오를 거쳤던 신로쿠는 맑은 술이 만들어진 비밀을 금세 알아챘다. 잿물이 술지게미를 응집시켜 바닥에 가라앉히면서 술이 맑아진 것이다. 전화위복이었다.
맑은 청주 제조법을 알아낸 신로쿠는 일정한 맛과 향기, 투명도를 갖춘 술을 만드는 메뉴얼을 만들어나갔다. 이렇게 태어난 일본 최초의 청주는 시장에 내놓는 즉시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갔고 얼마 안가 전국적인 인기 상품이 됐다.
신로쿠가 새로운 술을 개발한 것은 우연한 기회를 통해서였다. 직원이 악심으로 행한 일이 결과적으로 엄청난 부의 문을 열어준 셈이니 운이 좋았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그가 남들하는 대로 탁주를 만들어 돈이나 벌고사 하는 사람이었다면 어떠했을까. 분명 새로운 술의 가치를 알아보지 못한 채 잿물로 술이 못쓰게 됐다며 내다 버렸을 것이다. 획기적인 술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을 때 이를 재빨리 포착할 수 있었던 것은 신로쿠가 '준비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준비된 자만이 기회의 가치를 알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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